산지니 저자
 
 
 
 
 

추락하는 제국

 
   
 
냉전 이후의 미국 외교
저자 : 워런 코헨
역자 : 김기근
펴낸날 : 2008년 10월
쪽수 : 336쪽
판형 : 신국판
값 : 16,000원
ISBN : 978-89-92235-49-5 93300


 

책소개

흔들리는 세계 유일 초강대국의 위상

수십 년간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으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던 미국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미국 월가의 몰락으로 1989년 소련과 동유럽의 사회주의 정권 붕괴 이후 세계를 지배해온 신자유주의도 종말을 맞게 되었다. 시장이 만능이라는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로 포장한 채 경제적 패권을 휘두르던 미국의 지위가 한순간에 추락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제국의 추락을 냉전 이후 미국의 외교정책에서 먼저 발견해낸 워런 코헨의 『추락하는 제국』(원제: America's Failing Empire)이 번역되어 나왔다.
이 책은 미국 대외관계에 대한 날카롭고 권위 있는 설명을 통해 냉전 종식 이후 15년간의 미국 외교정책을 그 이전 40년과 연관시켜 분석하고 있다. 냉전이 끝나던 무렵인 조지 H. W. 부시(시니어 부시) 정부에서부터 클린턴을 거쳐 현재의 조지 W. 부시(주니어 부시) 정부 1기에 이르기까지의 미국 외교정책이 그 내용이다.
1989년, 미국은 냉전에서 승자의 위치를 차지했다. 하지만 승리의 진정한 의미는 과연 무엇일까? 이에 대한 시각은 엇갈렸다. 일부 전문가들은 군사력보다는 경제력을 갖춘 국가나 블록에 의해 미국의 위상이 점점 빛을 잃어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반면, 다른 전문가들은 최강의 군사력을 유지하는 데 더 관심을 보였다. 이후 약 10년간 이런 우려는 잠잠해졌지만 다른 곳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2001년 9월 11일, 세계무역센터에 가해진 공격으로 미국의 취약성이 드러났고, 이에 대한 부시 행정부의 대응은 세계 곳곳으로부터 불신을 샀다. 이 책의 독자들은 이 분야 최고 권위자의 시각을 통해 최근의 미 외교관계사를 조망해보고 이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추락하는 제국이 된 이유를 밝히고 화해와 공존의 외교정책을 모색하다

냉전 종식 이후 미국은 그야말로 제국의 자리를 차지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세계질서에 대한 아무런 비전을 제시하지 않았고 제국다운 역할도 수행하지 못했다. 오랜 이념 전쟁이 마무리된 이후 미국에게 세계가 기대한 것은 아마도 인류 보편적 가치의 확산이었고 그로 인한 세계의 안정과 평화였을 것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인종, 종교, 계층, 이념 간의 갈등 해소 및 화해가 전제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그러나 미국은 경제적 패권을 추구하고 일방적인 힘의 행사에 주력한 나머지 세계 주도국으로서의 면모를 보이기는커녕 오히려 실패국가로 치닫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저자는 이 모든 상황에 대한 객관적 인식을 통해 20여 년 간의 미국의 외교정책을 하나하나 분석해가며 미국이 왜 추락하는 제국이 될 수밖에 없었는지 짚어본다. 아울러 꼭 초강대국으로서의 책무가 아니더라도 그간 미국의 잘못된 정책이 조장하고 악화시킨 부분을 되돌려놓아야 할 책임은 미국에 있음을 밝히고, 화해와 공존의 역할을 위한 외교정책을 주문한다.

냉전 종식 이후부터 주니어 부시의 외교정책까지

서문은 이차대전 이후부터 냉전 종식 시점인 1989년까지의 상황을 간략하게 다루었다. 종전 이후 새로운 국제질서가 수립되는 과정과 냉전 시대를 떠받쳤던 미국 외교정책의 기조를 엿볼 수 있다.

1장에서는 갑자기 닥친 냉전 종식의 상황과 그로 인해 크게 변화된 정치, 군사, 외교적 지형 속에서 외교 전문가인 부시와 그의 보좌진들이 어떻게 대처했는지를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그 외에도 천안문 사태를 일으킨 중국과의 문제, 1차 걸프전과 같은 굵직한 사건에서부터 유고 연방들 간의 분쟁, 파나마 사태, 아이티와 소말리아 문제에 이르기까지 각종 국제문제가 언급되어 있다.

‘봉쇄’는 냉전 시대의 외교 원칙이었다. 이제 그 원칙이 가치를 상실함에 따라 이를 대체할 새로운 이론이 정립되어야 했고 더불어 국제적 지형 변화에 따른 미국의 새로운 역할론에 대해서도 논의해볼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2장에는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이 정리되어 있다.

3장부터 5장까지는 클린턴 행정부 시대의 외교정책을 다루었다. 클린턴 정부 시절에는 경제 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여긴 나머지 외교가 크게 위축되었고 그로 인해 세계 유일 초강대국으로써 당연히 수행해야 할 최소한의 역할마저 포기한 시기로 규정되고 있다. 특히 인도주의적 개입 문제에 소극적 반응을 보인 정부의 처신이 도마 위에 올랐다. 아울러 외교를 경제와 국내 정치 문제에 종속시킴으로써 냉전 이후 신국제질서 확립을 위한 외교적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도 신랄한 비판을 가하고 있다.

6장부터 8장까지는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외교정책에 관한 내용이다. 이 시기의 키워드는 역시 테러와 전쟁이다. 9·11 테러를 비롯하여 아프간 전쟁, 이라크 전쟁 그리고 미국이 악의 축으로 규정한 국가들과의 끊임없는 긴장관계가 이어진 시기이다. 정책 결정권을 가진 몇몇 인사들의 편협한 민족주의 의식이 빚어낸 상황들이었다. 때마침 등장한 네오콘이라는 새로운 이념 집단은 자신들이 추구하는 목표를 위해 이 민족주의자들의 힘을 빌렸고 민족주의자들 역시 네오콘으로부터 이론적 논거를 제공받음으로써 일방주의적 정책이 더욱 빈번하게 자행되었다. 그 과정과 내막을 상세하게 알아볼 수 있다.

20세기 그 어느 때보다도 미국의 국가 위상이 추락한 시기

저자는 현재 임기말이 다가오고 있는 주니어 부시에 대한 평가를 대단히 부정적으로 내리고 있다. 부시 집권 1기 동안은 냉전 이후 그 어느 때보다도 미국 국민들이 안전하지 못했고 20세기 그 어느 때보다도 미국의 국가 위상과 국민의 위상이 추락한 시기로 규정한다. 부시가 임기를 시작하면서 구성한 외교팀은 케네디 정부의 외교팀에 버금가는 ‘최상의 진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채택한 정책은 미국을 재난 직전의 상태까지 가게 했다고 말한다. 부시의 외교팀은 알카에다와 빈 라덴에 대한 경고를 무시하고 소위 불량국가의 위협에만 초점을 맞춘 나머지 충분히 피할 수도 있었던 9·11 공격을 막아내지 못했고 그로 인해 파멸을 불러오고야 말았다는 것이다. 또한 9·11 이후에도 모든 국력과 국가의 에너지를 사담 후세인 제거에 집중시킴으로써 이라크 전쟁에 집착하는 과정에서 미국은 수많은 우방을 잃었고 미국이 악당으로 인식되면서 세계 각국으로부터 막대한 반감만을 불러일으켰다는 것이다. 결국 부시 외교팀은 전후 이라크 상황을 오판함으로써 미군을 자신들이 파 놓은 함정에 빠뜨리고 말았다고 평가한다. 미국에 대한 적대감은 중동에만 한정된 게 아니라 미국이 세계 평화의 최대 위협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징후가 전 세계 여론조사를 통해 드러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사건과 인물 위주의 쉬운 글쓰기로 읽는 재미를 더하다

다소 무겁고 전문적인 분야일 수 있는 외교정책을 주제로 삼긴 했지만 이 분야에 대한 깊은 식견을 갖추지 않고서도 능히 읽을 수 있을 만큼 매우 쉽게 쓰인 책이다. 특히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 국제적 사건 위주로 설명되어 있는 데다 그 내용을 아주 세밀한 부분까지 자세하게 언급하고 있기 때문에 당시 미국 외교정책의 흐름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또한 외교정책에 관여하고 있는 정치가들의 성격이나 업무 스타일에 대한 파악을 기본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한 편의 이야기책을 읽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대단히 존경받는 인물이었던 파월이 외교팀 내에서는 은근한 따돌림을 당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크리스토퍼와 레이크는 외교에 무관심한 대통령을 대신해서 외교팀을 이끌어갈 만한 카리스마를 갖춘 인물은 못 되었다고 평가한다. 크리스토퍼, 레이크, 올브라이트, 버거를 모두 합쳐야만 애치슨이나 키신저에 비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클린턴 행정부의 외교진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묘사한다.

클린턴 행정부 외교팀의 면모는 외교계를 대표하고도 남았지만 활기도 없었고 또 활기를 띨 가능성도 없었다. 카터 정부에서 국무부 차관을 지낸 바 있는 국무장관 워런 크리스토퍼는 다자주의와 국제협력 정책이 대통령과 국가에 대한 기여라고 믿고 있었다. 만약 기회가 주어졌더라면 그는 인권 보호를 최우선 정책으로 삼았을 것이다. 크리스토퍼는 아주 지적이고 점잖은 인물이었지만 부시 행정부에서 베이커가 그랬던 것처럼 클린턴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지 못했고 클린턴으로부터 강력한 지원을 받을 가능성도 거의 없었다. 클린턴 정부의 초대 국방장관 레스 애스핀은 식견 있는 정객이었으나 행정가로서는 무능해서 군으로부터 신뢰를 받지 못했다. 대단히 존경받는 인물로써 합참의장 자리에 오른 콜린 파월은 군 내 동성애 문제에 대한 대통령의 정책을 반대하며 공개적으로 대통령의 권위를 손상시켰다. 안보 보좌관에 오른 토니 레이크는 한때 닉슨 정부에서 헨리 키신저를 잠깐 보좌한 경력을 갖고 있었지만 키신저의 외교적 능란함이나 수완을 배우지는 못했다. 그는 카터 정부 시절 국무부 정책기획팀을 이끌면서 신중하고도 정확한 판단으로 명성이 자자했다. 스스로를 이상주의자로 여겼고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가 전 세계에 민주주의를 확산시키고 인권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104p)

콘돌리자 라이스가 얼마나 부시의 신임을 받고 있는지는 다음과 같은 일화를 빗대어 설명한다.

벌컨의 중심인물은 콘돌리자 라이스였다. 라이스는 소련 전문가로서 시니어 부시 정부의 NSC에서 스코크로프트와 함께 일했고 이후 스탠포드 대학의 최연소 학과장으로 자리를 옮긴 인물이었다. 라이스는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사람이 가장 안심할 수 있는 안보 보좌관이라는 얘기가 일찍부터 나돌았다. 라이스는 주니어 부시 행정부에서 백악관 안보 보좌관 자리를 차지할 게 거의 확실했고 라이스 역시 그에 대한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부시가 취임한 뒤 라이스는 대통령 휴양소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많은 주말을 부시 가족과 함께 보냈을 정도였다. 라이스는 대단한 능력을 갖춘 전문가인 데다 정부 정책에 대해 똑 부러지게 말할 수 있는 인물이었고 게다가 도날드 럼스펠드(Donald Rumsfeld)는 국방장관에, 부시의 심복인 딕 체니는 부통령에 지명되었기 때문에 라이스가 나머지 외교진을 이끌 거라고 점쳐졌다. 어떤 방송 해설가는 라이스를 두고 ‘두 코끼리 사이에 끼인 공깃돌’(미 공화당의 상징이 코끼리이고 럼스펠드와 체니가 거구인 데 비해 상대적으로 왜소한 라이스를 빗대어 한 말-역자)이라고 비유했다. (214p)

저자 : 워런 코헨(Warren I. Cohen)

볼티모어의 메릴랜드대학(University of Maryland) 석좌 교수이며 우드로 윌슨 센터의 아시아 프로그램 수석 연구원. 저자가 쓴 9권의 저서와 8권의 편저 중에는 America's Response to China(4th edition, 2000), East Asia at the Center: Four Thousand Years of Engagement with the World(2001), Asian American Century(2002) 등이 있다.

역자-김기근
고려대학교 사회학과 졸업. 현재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한국번역가협회가 주관하는 국제신인번역상에 입상한 바 있다.


차례

역자서문
헌사

서장 냉전의 역사, 1945에서 1989년까지
제1장 냉전체제의 종식
제2장 새로운 진로의 모색
제3장 인도주의적 개입
제4장 강대국들과의 관계
제5장 클린턴 시대의 미국 외교
제6장 네오콘 세상
제7장 제국의 전락
제8장 평가 - 조지 W. 부시의 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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