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니 저자
 
 
 
 
 

입국자들

 
   
 
하종오 시집
글쓴이 : 하종오
쪽 수 : 240p
판 형 : 46판 양장
ISBN : 978-89-92235-66-2 03810
값 : 12,000원
발행일 : 2009년 6월 22일


 

책소개

하종오 시인의 『입국자들』 출간

이주민의 문제를 화두로 삼고 그 문제에 지속적으로 천착하고 있는 하종오 시인의 새 시집 『입국자들』이 출간되었다.
그동안 하종오 시인은 『반대편 천국』(문학동네, 2004), 『국경 없는 공장』(삶이 보이는 창, 2007), 『아시아계 한국인들』(삶이 보이는 창, 2007)에서 이주민의 문제를 지속적으로 형상화해왔다. 이번 시집도 그 연장선상에서 한국과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이주민과 현지가족의 삶을 전방위적으로 살피고 있다.

다양한 각도에서 들여다본 ‘입국자들’

“수난당하는 이주민들을 도와주자” “그들을 한국인으로 인정하자” “한국의 배타적 민족주의를 비판하자”라는 담론이 들끓고 있는 한편으로 어려운 경제 사정과 한국인들의 실업난을 빌미삼아 이주노동자에 대한 질시와 추방의 분위기 또한 고조되고 있다. 지젝(Slavoj ?i?ek)은 인종차별주의의 논리를 ‘우리의 향락을 타자가 박탈했다는 향락의 절도’라는 관점에서 분석한 바 있는데, 지금 한국사회에서도 그러한 심리적 박탈감이 이주민들을 향해 표출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하종오 시인은 그 자리에 한결같이 머무르며 입국자들의 이야기를 시를 통해 들려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시인은 기존 한국문학의 편협한 시각을 반성하며 다양한 각도에서 이주민들을 들여다봄으로써 그들과의 진정한 만남을 추구하고 있다.

한국인과 이주민 사이의 시선들을 맞대면시키다

『입국자들』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탈북과 그 이후의 고난ㆍ가난ㆍ그리움 등 탈북자 문제를 소재로 하고 있는 「국경 너머」(1부), 몽고ㆍ중국에서 한국으로 이주해온 이들과 현지 가족들의 삶을 다루고 있는 「사막 대륙」(2부), 동남아시아에서 이주해온 이들의 한국생활을 소재로 하고 있는 「이주민들」(3부), 한국에서 고국으로 귀환한 자들과 한국에 간 이들을 기다리는 현지 가족의 생활을 다룬 「귀환자들」(4부)로 구성되어 있다.

이제껏 많은 매체들이 이주민의 삶에 주목해왔다. 그러나 그것은 다소 일방적이었다. 이주민들이 직면한 비참한 현실만을 주목하여 그들을 시혜의 대상으로 보거나, 또는 그들을 정적인 인물로 고립시키거나, 선한 인물로 신비화하기도 했다. 반면, 한국인들을 악한 인물로 그리거나, 인종이나 국적으로 환원될 수 없는 개개인을 그들이 속한 집단으로 환원시키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이러한 점들은 대체로 한국인의 시선에서 그들을 일방적으로 대상화할 때 나타나는 문제들이었다. 하종오 시인은 이러한 일방적인 시선을 넘어서 한국인과 이주민 사이에서 생길 수 있는 다양한 시선들을 맞대면시키고 있다.

이주민들의 표현의지를 드러내다

『입국자들』에서 하종오 시인은 섬세한 시선으로 이주민들의 일상생활을 포착해내고 있다. 시인은 이주민들을 선하고 아름다운 면만을 부각시키거나 신비화시키지 않는다. 더구나 한국과 한국인을 악하게만 그리지도 않는다.
자기들끼리 사기를 치기도 하고(「눈비음」), 한국 체류기간 동안 고용주에게 배운 나쁜 버릇을 자국에서 되풀이하며 자신의 배를 불리기도 한다(「소자본가」). 솟구치는 욕정 때문에 자국 언어로 한국여성들에게 진한 농을 던지기도 하고(「공단 밤거리」), 합법 체류자가 되기 위해 결혼할 한국여성을 찾아 밤거리를 어슬렁거리기도 한다(「이유 있는 방황」). 열악한 환경의 공장에서는 일하기를 꺼려하고(「작은 공장」), 돈에 대한 강한 집착을 드러내기도 한다. 시인은 이주민 국가의 실상을 전폭적으로 드러내면서,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한국인들이 갖고 있는 왜곡된 시선을 교정하기도 한다.
한국문학은 이주민들이 한국에서 표현수단을 잃고 고통받는 실상을 부각시키기 위해 그들을 흔히 정적인 인물로 그리곤 했다. 그러나 이러한 시선은 그들의 실상과 거리가 멀다. 시인은 이주민들을 도움을 기다리는 고통받는 얼굴로만 고정시키지 않고 다양한 표정을 간직한 이들로, 자신을 적극적으로 표현할 줄 아는 이들로 그리고 있다.

이주민 개개인들과의 개별적인 만남을 중시

시인은 무엇보다 이주민 개개인들과의 개별적인 만남을 중시한다. 우리들은 흔히 이주민을 개인 그 자체로 보기보다는 인종이나 민족적 차원으로 환원하여 대면하곤 한다. 예컨대, 이주민 개개인을 깜둥이, 필리핀인, 태국인 등으로 환원하여 호명한다. 그리고 민족이라는 집단에 스스럼없이 동화되어 그들을 대면하기도 한다. 그 결과 이주민들에게 배타적인 민족감정을 드러내고, 그러한 배타성을 집단 내부의 책임으로 전가하여 별다른 갈등 없이 폭력적인 행위를 자행하기도 한다.
그러나 시인은 이주민을 집단으로 보지 않고 그들 개개인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하고 있다. 이것은 이주민들을 국적이나 인종과 같은 집단적인 차원으로 환원하는 태도에 맞선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작업이다. 또한 그것은 민족 감정이 발현되기 쉬운 집단 대 집단으로서의 만남이 아니라, 서로의 인간적인 면모를 확인하고 교감할 수 있는 개인 대 개인으로서의 만남을 만들어가려는 의지가 나타난 작업이기도 하다.

이주민 문제에 오래 천착해온 시인의 연륜이 담긴 시

하종오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한국사회에서 이주민을 일방적으로 바라보는 재현방식에 맞서 이주민의 실제 삶에 바짝 다가가려고 했으며 이주민들의 실상을 제대로 담아내고자 했다. 기존의 왜곡되고 일방적인 시각으로는 이주민들과의 진정한 만남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나아가 진정한 연대도 어렵다. 이주민들과의 진정한 만남을 통해서만이 진정한 연대도 가능한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번 시집의 많은 시들은 이주민들의 국적과 이름, 그들이 처한 상황과 그 속에서의 행위, 그들의 언행에 드러난 심리묘사가 어우러진 단순한 패턴을 병렬적으로 반복하고 있다. 다양한 기교를 사용하여 시를 꾸미기보다 건조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시를 단순한 패턴으로 구성한 데에는 이주민의 삶을 최대한 왜곡 없이 담아내겠다는 시인의 의지가 반영되어 있다.

이러한 시인의 자세에는 이주민의 문제를 한때의 유행이 아니라 지속적인 화두로 삼고 그 문제에 지속적으로 동참하려는 시인의 윤리적인 태도가 함의되어 있으며, 유행에 편승한 여러 작품들이 노출했던 편향된 시각을 넘어 이주민의 실제 삶에 바짝 다가가 그들과 진정한 만남을 일궈내려는 시인의 안간힘이 들어 있다. 따라서 『입국자들』에는 이주민 문제에 오래 천착해온 시인의 연륜과 함께, 이주민을 형상화하는 작품들이 나아가야 할 고민의 방향 또한 담겨 있다.

이주민과 만나가는 진전된 자세

시인이 이러한 작업을 통해 비판의 초점으로 삼는 것은 앞서의 진술에서 충분히 암시되었듯이, 이주민을 그려낸 기존의 재현방식이 갖는 문제점들이다. 이주민들의 비참상에만 주목하고 그들을 시혜의 대상으로 보는 태도, 그들을 정적인 인물로 고립시키는 태도, 그들을 선한 인물로 신비화시키는 태도, 이주민 개개인을 집단적인 차원으로 환원시키는 태도. 한국사회에 만연해 있는 이러한 일방적인 재현방식은 이주민들의 실제 삶 중에서 보고 싶은 것만을 선별하여 보는 태도이기 때문에 이주민들의 실상을 담아낼 수 없다. 그 재현에는 그들을 특정한 의도하에 재구성하려는 창작주체의 사적인 욕망이 강하게 투사되어 있기에, 거기서 이주민들과의 진정한 만남은 불가능하다.

-허정(평론가), 미발표 평론 중에서


저자 : 하종오

1954년 경북 의성 출생으로 호는 河詩이다. 1975년 『현대문학』 추천으로 등단하였으며 1983년 제2회 신동엽창작상, 2006년 제1회 불교문예작품상을 수상하였다.
시집으로 『벼는 벼끼리 피는 피끼리』 『사월에서 오월로』 『넋이야 넋이로다』 『분단동이 아비들하고 통일동이 아들들하고』 『꽃들은 우리를 봐서 핀다』 『쥐똥나무 울타리』 『사물의 운명』 『님 시편』 『님』 『님 시집』 『무언가 찾아올 적엔』 『반대쪽 천국』 『지옥처럼 낯선』 『국경 없는 공장』 『아시아계 한국인들』 『베드타운』 등이 있다.
 

차례

시인의 말

제1부 국경 너머
재배하우스/목련/말투/초청/대면식/젊은 여자/구경/적금통장/부부/남자종업원/짓거리/출향/시급(時給)/별미/강가에서/독상(獨床)/화전(花煎)/타국/봄꽃/국경 너머/월경(越境)/비 내리는 날/과수/접경지대/이국

제2부 사막 대륙
푸른 하늘/장맛비/닮은꼴/신혼시절/변두리 동네/놀이터/전업/전 재산/후예/고물자전거/겸상/비행/아이 몇몇/속울음소리/방사림/직업/밑천/편서풍/방풍림/이주/페트병/귀가/모터펌프/호수/플라스틱 통/쌍봉낙타/두 눈/사유(私有)

제3부 이주민들
작은 공장/돌연사/밴드와 막춤/기후 난민·1/값/공중목욕탕에서/먼 메콩강/눈비음/열대야/신분/목적지/교제/첫눈/첫낯/여권/봉급/연인/속사정/공단 밤거리/비정규직/오해/장애/메콩강, 메콩강/휴일/외모/구직자들/시내버스정류장에서/사전/축제

제4부 귀환자들
귀국/메콩강/모델료/안나푸르나/불행한 휴식/뉴스/알 수 없는 일/한 가지 이유/전후(前後)/우기/연(緣)/악랄한 공장/소자본가/악수/세 번의 행운/가까운 메콩강/서글픈 귀환/금의환향/취업/관광객/귀국자/메콩강 가/소식/난민/기후 난민·2/생리휴가/신출(新出)/섬나라



 
 
  Copyright(c) 산지니 문의전화 TEL 051-504-7070| FAX 051-507-7543| sanzini@sanziniboo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