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니 저자
 
 
 
 
 

지역이라는 아포리아

 
   
 
지역에 대한 존재론적 사유와 실천적 질문
글쓴이 : <해석과 판단> 비평공동체
허정, 박형준, 손남훈, 조춘희, 임회록, 김대성, 김필남, 전성욱,
고은미, 김주현, 윤인로, 정훈
쪽수 : 308p
판형 : 신국판
ISBN : 978-89-92235-80-8 93810
값 : 17,000원
발행일 : 209년 12월 30일


 

책소개

『지역이라는 아포리아』 출간

‘한국문학의 위기가 사실은 비평의 위기’라는 성찰적 진단을 바탕으로 출발한 비평지성 공동체인 <해석과 판단>은 2000년대 한국문학의 현장에 대한 탐색을 다룬 『2000년대 한국문학의 징후들』(1집), 디지털을 매개로 한 문학과 문화의 만남에 대해서 살펴본 『문학과 문화, 디지털을 만나다』(2집)에 이어 ‘지역’이라는 조건이 갖는 함의와 그 실체에 대한 물음에 천착한 3집 『지역이라는 아포리아』를 묶어 내놓았다.

문학과 문화의 새로운 인식을 담아내다

지금까지 수많은 지역문학론과 지역문화론이 나왔고 그 성과 또한 적지 않았다. 그러나 대부분의 지역론이 ‘중앙’과 이에 종속된 ‘지역’이라는 낡은 이분법에 갇혀 있는 경우가 많았다. 세계화와 전 지구화의 시각에서 볼 때 이러한 도식은 반드시 재고되어야 하며, 오늘날 지역의 삶과 현실을 새로운 관점으로 인식하는 것 또한 필요하다. 이에 <해석과 판단> 비평공동체는 이론과 실천의 접점에서 기존 연구들이 방기해왔던 구체적 삶의 새로운 가능성들을 여러 문학·문화 텍스트를 토대로 살펴보았으며 그 결과물을 『지역이라는 아포리아』에 담아내었다.
『지역이라는 아포리아』는 크게 세 부분으로 짜여 있다. 부산과 지역의 관계를 문학과 문화 전반을 대상으로 하여 살펴본 제1부 「부산-지역, 문학을 생각한다」와 제2부 「부산-지역, 문화를 생각한다」, 그리고 지역담론에서부터 시작하여 공간과 주체, 자본의 재인식을 드러낸 제3부 「지역-장소를 생각한다」로 구성되어 있다.

‘부산’이 맞닥뜨린 여러 가능성과 한계를 살핀다

「부산-지역, 문학을 생각한다」는 하나의 ‘지역’인 ‘부산’이 맞닥뜨린 여러 가능성과 한계를 부산 지역에서 주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들의 텍스트와 교육 콘텐츠를 중심으로 살피고 있다.

허정의 「바다에 모인 상처 입은 자들의 연대」는 오늘날 지역을 어떻게 사유할 것인지를 고민하면서 지역을 문제틀(problematique)로 사유하는 방식을 제안한다. 즉 국민국가의 예속력을 채 떨쳐버리기도 전에 세계화의 새로운 식민지로 지역이 전락해가는 부당한 현실전개 속에서, 근대 이후 인간의 삶을 지배해왔던 국민국가나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부당함이나 폭력적인 논리를 성찰하고, 이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는 거점으로 지역을 사유하고 있다. 필자는 이러한 관점에서 이상섭의 소설을 분석하고 있다.

박형준의「장소성, 텍스트, 교육 콘텐츠」는 고착 상태에 빠진 지역문학 담론의 실천적 지평을 모색한 글이다. 필자는 지역(성)의 구체적 현현인 장소(성)를 하나의 현상학적 텍스트로 이해할 때, 장소(성)의 비결정적 특질이 주체의 다중적 의미 생산에 기여할 수 있는 교육 콘텐츠가 된다고 본다. 지역문학 텍스트를 문화 콘텐츠로 재구성하는 도시문화 전략의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서 지역문학 텍스트의 콘텐츠 구성 방향이 ‘문화’에서 ‘교육’으로 전유되어야 한다는 선언적인 주장을 하고 있다.

손남훈의 「거리 두기 전략을 통한 지역 시의 존재 방식」은 지역문학이 자기 지역에 대한 지나친 장소 사랑을 형상화하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이에 대한 거리 두기를 시적 전략으로 채용함으로써 역설적으로 장소의 장소성이 드러날 수 있음을 밝히고 있다. 이를 2006년부터 2008년까지 생산된 부산지역 시인들의 작품들을 통해 검토하고 체계화함으로써, 지역문학이 나르시시즘으로 전락하지 않고, 보편 문학이 될 수 있는 전략적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조춘희의 「위태로운 지상에 시(詩/時)를 새기다」는 지역문학을 더욱 활발하게 논의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역문학 비평이 본격화/체계화되어야 한다는 문제의식 아래, 시인 최영철을 조명한다. 도시화 속에 은폐된 하위 주체들의 삶과 그 삶의 공간을 재현하는 최영철의 시 작업을 지역문학이 추구해야 할 방향의 하나로 긍정하는 동시에, 최영철이 하위 주체들의 삶을 클로즈업하면서 간과하고 있는 문제점들을 보완할 수 있는 ‘다른’ 시각들이 필요함을 주장한다.

다양한 매체와 문화 전반을 통해 ‘부산’을 살펴본다

「부산-지역, 문화를 생각한다」에서는 영화, 사진, 스포츠 등 다양한 매체와 문화 전반을 대상 텍스트로 삼아 ‘부산’에 다가간 경우로, 임회록, 김대성, 김필남의 글이 놓여 있다.

임회록의 「부산의 정체성과 롯데 자이언츠」는 정의내릴 수 있는 부산의 본질이라는 것은 없음에도 불구하고 부산시가 롯데 자이언츠를 통해 구성하려는 ‘부산성’의 정체는 무엇인가를 규명하고 있다. 다시 말해 부산시가 부산의 정체성을 만들어가는 과정, 즉 부산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을 통해 ‘부산성’이라는 것을 어떻게 조작하는가를 프로스포츠인 야구를 통해 살펴보고 있다.

김대성의 「부산스러운, 하나가 아닌 여럿인」은 ‘이중의 회의’라는 방법론을 통해 지역을 사유하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이것은 ‘부산이라는 도시를 어떻게 사유할 것인가’라는 문제와도 긴밀하게 이어져 있는데, 이 글은 사진과 비디오 아트뿐만 아니라 문학의 영역에까지 그 범위를 확장하여 다양한 매체에서 재현되는 부산의 모습을 파악함으로써 ‘부산스러움’이라는 형용사의 중층적 함의를 해명하고 있다.

김필남의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 ‘말건넴’의 영화들」은 부산을 재현하고 있는 영화들을 분석한다. 영화 <범일동 블루스>와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를 통해 부산이 고정된 공간이 아니라 ‘나’를 통해 늘 변화하는 공간임을 주장한다. 필자는 이 두 편의 영화를 통해 (부산)지역이란 표상만으로 사유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

지역 담론의 허구성을 비판하다

「지역-장소를 생각한다」에서는 지역 담론의 문제부터 공간에 대한 주체의 역할, 공간을 활용하는 자본의 형태 등 다양한 시각을 보여주는 5편의 글들을 묶었다.

전성욱의 「부재하는 것의 공포, 지역이라는 유령」은 중앙과 지역이라는 이분법에 구속된 지역 담론의 허구성을 비판적으로 고찰한 글이다. 지배하는 ‘중앙’과 지배당하는 ‘지역’이라는 구도는 가해와 피해라는 쌍형상화의 도식을 통해 희생자 의식에 사로잡힌 ‘지역’을 탄생시킨다. 그럼에도 ‘지역’이라는 심상지리의 피해와 소외는 엄연한 현실적 상황이다. 전성욱은 이런 생각을 따라 진정 ‘지역’의 나은 삶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부정적으로 담론화된 지역론의 구도를 벗어나 삶의 구체성과 사건의 특이성을 살피는 것을 변혁을 위한 실천의 중핵으로 삼아야 한다고 역설한다.

고은미의 「‘시/공간’과 조우하는 몇 가지 방법」은 정신분석학적 주체에게 ‘원초적 장면’이 숨겨져 있는 것처럼, 특정 장소에도 현재 상태의 근원이라 할 ‘원초적 순간’이 존재한다는 주장에서 시작한다. 공간을 사유하는 주체에게, 공간의 ‘원초적 순간’을 대면하는 일은, 공동체 터전의 실존적 탐색이라는, ‘잔인한 인식’의 순간을 체험하게 한다는 것이다. 필자는 박훈하의 『나는 도시에 산다』와 몇몇 영화 작품을 예로 들어, ‘원초적 범죄’로서의 ‘시공간’과 주체가 의미 있게 만나는 방식들에 대한 고민을 보여준다.

김주현의 「마산, 그 거대한 우울증을 씻는 길」은 근대 초기 마산의 대표적 문인인 지하련과, 4·19세대 작가 이제하의 소설에 나타나는 주체의 신경증에 주목해, 지역의 주체가 역사의 중앙을 동경하는 선원형 이야기에 매혹하는 과정을 추적하고 있다. 두 작가를 통해 지역을 분명한 정치적 주체로 자리 매기고 초국적 자본에 맞서는 단위체로 사유하기 위해서는 농부의 기억과 같은 농적(農的) 감수성을 되살릴 필요가 있음에 주목한다.

윤인로의 「파국의 문턱으로: 유비쿼터스의 공간적 지배에 관한 단상」은 ‘공간’이라는 것이 명백히 정치경제적 힘을 행사하는 ‘사회적 산물’이라는 사실에 기초해 있다. 자유와 해방이라는 비물질적 감정을 생산하면서 삶의 즐거움을 선전하는 대도시의 유비쿼터스화가 축적의 한계상황을 돌파하기 위한 현 단계 자본의 구체적 전략임을 밝히고 있다.

정훈은 「생성의 조건: 지역 담론 작품의 새로운 관계 인식을 위하여」에서 과거의 지역문화운동이 오늘날 지역 담론으로 자리 바꾸는 과정에서 변위된 ‘정치’와 ‘문화’의 무게 이동과, 이러한 변화를 작품 속에 지역성과 지역공간의 형상화로 개입하는 작가의식에 비판의 초점을 맞춘다. 그는 국지(local)의 생성과 현재성을 말하면서 지역 담론과 연구가 ‘생명의 원리’에 바탕을 둔 신성한 주체들이 이끌어내는 무궁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만 오늘날 ‘지역(성)’이 처한 난제를 푸는 실마리를 얻을 수 있다고 역설한다.

여기에 실린 열두 편의 글들은 지난 한 해 동안 <해석과 판단> 비평공동체의 치열한 논쟁의 산물이다. 지역이란 무엇인가, 라는 존재론적인 질문에서 시작하여 신자유주의 세계화시대에 지역은 어떤 구실을 해야 하며 또한 할 수 있는가, 라는 실천적인 질문에 이르기까지, ‘지역’이라는 여전히 풀리지 않는 아포리아에 도전한 글들로 지역을 중심으로 한 문학과 문화의 새로운 인식을 들여다볼 수 있다.

글쓴이 : <해석과판단> 비평공동체

허정: 한국 현대문학 전공. 문학평론가. 부산대학교 인문학연구소 HK연구교수.
박형준: 부산외국어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및 부산대학교 대학원 국어교육학과 박사과정 수료.
손남훈: 문학평론가. 부산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박사과정 수료.
조춘희: 부산대학교 박사 수료. 창원대학교 강사.
임회록: 한국 현대소설 전공. 부산대학교 박사과정 수료. 동아대·경성대 강사
김대성: 문학평론가. 부산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박사과정 수료.
김필남: 경성대학교 석사 졸업.
전성욱: 문학평론가. 《오늘의문예비평》 편집위원. 동아대·경성대 강사.
고은미: 동아대학교 문예창작학과 박사 과정. 동아대학교 강사.
김주현: 한국 소설 연구자. 현재 동의대학교 전임 연구원.
윤인로: 동아대학교 강사.
정훈: 부산외국어대학교 국문학과 졸업. 부산외대 강사.

 

차례

책을 펴내며 - ‘지역’에 관한 12개의 좌표, 그 사유의 성좌

1부 부산-지역, 문학을 생각한다

바다에 모인 상처 입은 자들의 연대/ 허정
장소성, 텍스트, 교육 콘텐츠:장소성의 재개념화와 지역문학 담론의 실천적 지평을 위하여/박형준
거리 두기 전략을 통한 지역 시의 존재 방식/ 손남훈
위태로운 지상에 시(詩/時)를 새기다: 최영철의 시와 부산/ 조춘희

2부 부산-지역, 문화를 생각한다

부산의 정체성과 롯데 자이언츠/ 임회록
부산스러운, 하나가 아닌 여럿인/ 김대성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 ‘말건넴’의 영화들: <범일동 블루스>(김희진, 2000)를 중심으로/ 김필남

3부 지역-장소를 생각한다

부재하는 것의 공포, 지역이라는 유령/ 전성욱
‘시/공간’과 조우하는 몇 가지 방법/ 고은미
마산, 그 거대한 우울증을 씻는 길/ 김주현
파국의 문턱으로: 유비쿼터스의 공간적 지배에 관한 단상/ 윤인로
생성의 조건: 지역 담론 작품의 새로운 관계 인식을 위하여/ 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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