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저자인터뷰]『독일산 삼중바닥 프라이팬』, 오영이 작가와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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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23일, 산지니 출판사에서 오영이 작가님을 만났습니다. 핑크색을 좋아하고 키티가 가진 유치한 분홍색을 좋아해서 키티매니아라고 소개하시며 수줍게 웃으셨습니다. 작가님과 함께 진지하고 유쾌하게 진행했던 인터뷰였습니다. 질문지를 보시고는 마음에 든다고 보내달라고까지 하셔서 인터뷰하는 저도 기분이 업 되었답니다.

2011년 『별들은 이제 섬으로 간다』소설집에 이어서 올해 칠월에 두 번째 소설집 『독일산 삼중바닥 프라이팬』이 출간되었는데요. 2012년부터 2015년까지 발표된 「독일산 삼중바닥 프라이팬」, 「황혼의 엘레지」, 「마왕」, 「핑크로드」 총 네 편의 작품이 수록되어있습니다. 다양한 계층과 세대를 아우르며 소외된 약자들과 사회의 현실을 특유의 문체로 담아내고 있습니다. 인터뷰는 주로 두 번째 소설집 『독일산 삼중바닥 프라이팬』의 소설에 초점을 맞춰서 진행되었습니다.


Q1. 「독일산 삼중바닥 프라이팬」에서는 프라이팬은 한국에 와서 세 가지 사건을 겪게 되고 공터에 버려지게 됩니다. 프라이팬의 손잡이를 잡은 사람들은 불화가 생기고, 다리를 잃고, 동반자살을 하는 등 비극적인 상황을 겪습니다. 프라이팬은 ‘내 손잡이를 잡으며 온화한 미소를 짓던 사람들 중에 행복한 사람을 아무도 없었다.’고 회상하는데요. 작품 속 주인공인 프라이팬에게 불행한 운명을 안겨준 이유가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독일이라는 공간을 염두에 둔 이유는 우리나라가 개발 붐이 일기 전, 60년대 독일에 광부와 간호사를 대거 파견 보냈죠. 사회적 맥락에서 보자면 차관을 끌어오기 위한 인적 담보였어요. 독일 입장에서도 자국민들이 하기 힘든 열악한 일을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맡기기 위함이었어요.

그들이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독일로 간 이유는 가족이 행복하기를 바랐기 때문이에요.한강의 기적을 이룬 그들, 그러나 그들은 과연 행복한가? 라는 생각에서 이 소설이 출발했습니다. 여러분이 보기에 한국사회는 행복해요?

(행복하다고 딱 집어 말하기 힘든 것 같습니다.)

제 입장에서 보자면 빈약한 정신성, 영혼. 이것에서 오는 괴리감이 우리를 불행하게 한다고 느꼈습니다. 독일에서 태어난 광산 출신의 후라이팬이, 이후에 한국에 가서 과연 행복한가를 보고 싶었죠. 답을 제시할 수는 없겠지만 청년층도, 중년층도, 노년층도 후라이팬 눈엔 행복하지 않았어요.


Q2. 「마왕」에서는 모차르트의 곡 <마왕>이, 「핑크로드」에서는 비더버그 감독의 영화이자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1번인 <엘비라 마디간>이 나오는데요. 작가님은 소설을 쓰실 때 영화, 음악, 역사 등에서 영감을 받으신 적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사실은 저도 음악도, 미술도 몰라요. 단지 지금까지 해온 건 읽거나 쓰는 것 외엔 없어요. 음악에 대한 상식도, 지식도 없지만 제 나름의 벼리어진 감성이 있달까, 음악에 대한 지식이 아니라 음악에 대한 원초적인 감성으로 제가 작품으로 연결하는 거에요. 예를 들면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1번같은 경우도 영화의 서사에 집중해서 봤지만 갑자기 음악이 들리더라구요. 제가 멜로디에 매료가 된 거겠죠. 그리고 늘 따라다니며 이것을 소설로 쓰고싶다는 생각을 했었고요.

「마왕」도 마찬가지입니다. 영화는 워낙 좋아해요. 한때는 제가 자식만 아니었으면 충무로에 가서 조명드는 것부터 시작해볼까 생각할 만큼 영화를 만들고 싶었고 영화를 좋아했습니다. 제가 강의를 할 때도 영화를 텍스트로 많이 사용해요. <엘비라 마디간>은 집에서 비디오로 봤습니다. 애들 재워놓고 봤던 기억이 나네요. (웃음) 꼭 추천하고 싶은 영화에요.

역사와 서사는 불가분의 관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 세 가지 장르가 제게는 영감을 주는 거죠.


Q3. 작가님의 소설을 보면 제도적 억압, 사회적 통념, 강자의 폭력 등 벽에 부딪힌 사람들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시는데요. 그리고 인물들은 견디고 절망하고 좌절하면서 끝을 맺게 됩니다. 때론 갈등이 풀리지 못한 채로 소설이 끝나기도 하고요. 이렇게 갈등의 해결을 보여주기보다 인물이 처한 현실과 갈등상황을 보여주시는 방식을 선호하시는 이유가 있으신가요?


-저는 소설가의 역할이 답을 제시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단지 소설가의 역할은 내 일이 아니니까 넘어가버리기 쉬운, 하지만 직시해야 할 사건을 표면화시키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합니다. 내 일이 아니지만 사회의 사각지대에 숨겨지거나 누군가가 은폐한 일을 드러내려고 하죠.

저는 나이를 물으면 스물아홉이라고 대답하죠. (웃음) 20년 전에 스물아홉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스물아홉이라고 하면서 청년은 아니지만 청년의 실업문제에 대해서도 같이 느끼려고 하고 노년은 아니지만 단지 늙음으로부터 오는 박탈감이 아닌, 경제력과 건강의 상실, 정서적인 위기감을 드러내고 싶었고요. 그 다음에 위기청소년문제, 원조교제라던지 벼랑으로 몰려있는 학교 밖 아이들 얘기를 표면화시키면서 같이 공감하고자 하는 것이 제 소설의 주된 목표입니다.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사회적인 공범의식이에요. 벼랑으로 몰려있는 아이들의 문제가 과연 이 아이들만의 문제인가. 그것을 방관하거나 벼랑으로 몰아넣고 있는 기성세대들은 공범이 아닌가 이런 걸 좀 강하게 묻고 싶었죠.

해결점을 제시하기보다는 문제를 표면화시키는 면에서 그치는 것이 소설적인 완성도를 높이면서 소설가가 할 수 있는 역할이라고 생각해서 이런 결말을 보였습니다.

자세히 보시려면: http://sanzinibook.tistory.com/1851

2016-08-25 11:3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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